관세청은 관세사의 독립적 업무수행과 수출입통관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관세사의 직무수행에 관한 고시 제2-1조 제8항’을 신설하고, 관련 질의 사례를 문서화해 전국 세관과 무역협회, 국제물류협회 등에 통보했다.

화물의 수입과 수출에서 꼭 거쳐가는 과정이 통관인데, 이 과정에서 업무 처리에 대한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때 세금계산서가 발급되는데, 그동안은 포워더가 처리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런데 이번 고시 개정으로 관세사가 직접 화주업체에 발급하도록 변경된 것이다.

포워더들은 이번 일로 재무적 부담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관세사들에게 화주들 명단과 전화번호 등을 넘겨줬는데도 발급을 하지 못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논리다. 고시 개정으로 이제 포워더들은 직접 세금계산서 발급에 나설 수 없어 관세사가 처리해주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발급 업무가 전산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포워더가 은밀하게 처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전에는 포워더가 모든 일을 다 처리해서 한 번만 일하면 됐지만, 이젠 관세사에게 서류를 제출해야 하니 일이 더 늘어났다. 한 화주 담당자는 “겉으로 보기엔 고작 세금계산서 한 건이지만 운송 건이 한두 건도 아니고, 준비 과정도 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며 “다른 업체도 비슷하겠지만 나도 이것(발급)말고 다른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일이 늘었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발급 지연이 심화됨에 따라 정산 문제 해결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전자세금계산서 마감일인 다음달 10일이다. 그때까지 발급 처리가 되지 않으면 세금이 가산되는 것은 물론 발급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 드러나기 때문에 무더기 제재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포워더 업계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직접 통관 업무도 할 수 있도록 의견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점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정부가 지향하는 원스톱 물류서비스를 위해서는 자신들이 통관을 할 수 있도록 자격이 부여되는 것이 이치에 맞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관세사들은 거래 투명성 강화 등 유익한 측면이 많은데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번 고시가 곧 정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업무 수행을 위한 준비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참조: 물류신문 http://www.klnews.co.kr/